2010년 5월 11일 화요일

부보상 負褓商

우리가 역사책에서 알고 있는 '보부상'이란 말이 사실은 일제가 '부보상'을 왜곡하여 고친 말이라고 한다. 등짐장수(負商)와 봇짐장수(褓商)의 합성어인 이 말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상업을 육성하기 위해 친히 하사한 고유명사이다. 하지만 조선총독부가 조선왕조 유통경제의 진귀한 보배로서 건재했던 부보상을 찌그려 트리고 보부상으로 변조하여 천덕꾸러기로 전락시켜 놓았다고 한다.

부보상은 전통적으로 사람다운 덕망을 갖추도록 노력했고 4대강령을 세워 이를 지키려 했다고 한다. 물망언(勿忘言), 물패행(勿悖行), 물음란(勿淫亂),물도적(勿盜賊)이 그것이다. 즉 말령된 말을 하지 말고, 패륜적인 행동을 하지 말며, 음란한 짓을 하지 말고, 도덕질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우리의 전통행상인 부보상은 인덕으로써 인륜도리를 숭상하였고 진충보국하는 국가관이 투철한 가운데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중심역할을 수행한 독특한 한국적 사회계층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아는 '장돌뱅이'란 말은 부보상을 일컫는 다른 말이었다고 한다. 시장의 울타리 안에서 뱅글뱅글 돌았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지금은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로 들리는 '장돌뱅이'라는 말의 유래를 알게 되니 이 말이 다르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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