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는 친구 빌헬름에게 쓰는 편지에 서로 반대되는 인간 욕망의 두 가지 형태에 대해 얘기한다.
"사랑하는 빌헬름! 나는 인간의 내부에 숨어 있는 욕망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인간이란 스스로를 확대하고, 새로운 발견을 하고 이리저리 헤매고 돌아다니게 마련이다. 그런가 하면 또 스스로 제한과 속박에 몸을 맡겨, 우왕좌왕하지 않고 습관이란 궤도를 따라 곧장 매진하려는 내적인 충동도 있지. 나는 그 모든 것을 심사숙고했다!"
여기서 말하는 두 가지 내적 충동은 어쩌면 시기적으로 구분될 수도 있겠다. 젊은 시절은 자신을 확대하고 새로운 발견을 위해 좌중우돌하다가 나이가 들면 규칙적인 생활 습관에 안주하며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 아닐까 싶다. 그러다가 그런 생활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또 다시 제한과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꿈틀거리고. 난 요즘 이런 시기에 진입하고 있지 않나 싶다. 일탈을 꿈꾸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나의 내적 영토를 확장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물론 이 둘이 서로 균형있게 이뤄진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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