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5일 일요일

인문학을 위한 찬가

인문학이 죽었다는 소리가 들린 지 오래, 이제 인문학이 회생하는 듯한 소식이 적지 않게 들린다.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을 비롯해 문화 센터의 인문학 강좌가 크게 인기를 끌고, 대학마다 지역과의 연계를 위한 인문학 강좌가 속속 개설되고 있다.
그리고 <뉴스 위크> 한국판 4월 28일 호에서 "인문학을 위한 찬가"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다. Andrew Bast라는 기자가 쓴 이 글의 원제는 The Case for a Useless Degree이다. 직역을 하자면 "쓸모없는 학위의 사례"가 될텐데 이렇게 듣기 좋게 의역을 했다.

필자는 기초적인 인문학 학위가 특정 직업에 직결되지는 않더라도 오히려 많은 전문분야(예를 들어 법조계로부터 군대, 언론계, 학계, 교육계, 호텔, 행정, 관리, 경영 등등)를 위해서는 충분하다고 말한다. 대학졸업 후 직장을 잡으면 직접 업무를 통해 거의 모든 지식을 습득하게 되어 있고 성공적인 경력을 구축하는 데에는 업무 경험의 축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복잡한 문제를 거시적 시점에서 파악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은 인문학적 교양과 훈련이라는 것.

미국의 아이비 리그 대학들은 인문학을 교육의 확고한 기초로 간주해 왔고 인문학 강좌를 '필수 과목'으로 개설한 대학도 많다고 한다. 인문학을 통해 배양된 비판적인 관찰, 평가, 판단 능력은 직업에서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능력이다. 한국의 초중고가 대학 입시의 준비단계로 전락한 지금, 대학에서라도 인문학적 교양과 글쓰기 능력을 키워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대학의 구조조정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 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