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담, 그 안에 담긴 은근의 미학"이란 흥미로운 글에서 임석재 교수는 한국의 담이 노장 사상의 핵심인 대교약졸(大巧若拙)의 철학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대교약졸은 "억지로 하는 큰 공교로움은 서툰 것과 같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공교로움'이란 말이 우리가 잘 아는 '우연성'의 의미로는 뜻이 잘 통하지 않아서 표준대사전을 찾아보니
"대교약졸"은 "매우 공교한 솜씨는 서투른 것같이 보인다는 뜻으로, 진정으로 총명한 사람은 뽐내거나 과장하지 아니함으로 도리어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라고 나와 있다.
"공교롭다"와 "공교하다"는 "뜻하지 않았던 사실이나 사건과 우연히 마추치게 된 것이 기이하다고 할 만하다"라는 공통된 의미를 갖지만 "공교하다"가 "솜씨나 꾀 따위가 재치가 있고 교묘하다"는 의미를 하나 더 갖는다.
그렇다면 위에서 "억지로 하는 큰 공교로움"은 "억지로 하는 공교함"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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