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1일 일요일

남과 여의 사랑에 대한 편견?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에 사랑이 여자와 남자에게 갖는 의미의 차이를 얘기하는 대목이 있다.

"남자에게 사랑이란 일상적인 여러 일의 한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고 "사랑을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으로 여기는 남자란 거의 없다. 있다 해도 그런 남자들은 별 재미가 없다. 사랑을 지상(至上)의 관심사로 삼는 여자들도 그런 남자를 경멸한다. 하기야 그런 남자들 덕분에 여자들은 기분이 우쭐해지고 자극을 받기도 하지만, 그들이 좀 덜 떨어진 인간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갖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짧은 기간에도 남자는 다른 일들을 하며 그 일들에 신경을 쓴다. 직업을 갖고 먹고살아야 하니 응당 그 일에도 정신을 빼앗긴다. 스포츠에 빠지기도 하고 예술에 관심을 갖기도 한다. 남자들은 대체로 여러 방면의 활동을 하며, 한 가지 활동을 할 때는 다른 일들은 일시적으로 미루어둔다. 그때그때 하는 일에 집중을 할 수 있어, 한 가지 일이 다른 일을 침범하면 못마땅해 한다. 남녀가 똑같이 사랑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다른 점은, 여자가 하루 온종일 사랑할 수 있는데 비해 남자는 이따금씩밖에 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정말 그런가? 남자가 아니어서 확인할 수 없지만 여자 입장에서는 인용한 내용이 여자에게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여성 억압적인 19세기와 20세기 초로 이어지는 시대적 상황이 낳은 여성에 대한 편견이 아닌가 싶다. 바깥 일을 하는 남자와 집안에 머문 여성의 경우 위의 모델이 적용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성도 똑같이 자신의 일과 삶을 추구하는 21세기에 사랑은 상당히 복잡한 양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메릴린 스트립이 주연한 영화 It's Complicated가 보여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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