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것은 '즉자적(卽自的) 존재'와 '대자적(對自的) 존재'로 나뉜다. 바위, 나무, 돌과 같이 생각 없이 그 자체로 머무는 것들은 즉자적 존재인 반면에, 생각하며 자신과 대면하는 존재인 인간은 대자적 존재이다.
인간은 대자적 존재임으로 해서 끊임없이 '실존'해야 한다. 인간의 본질은 이 실존 행위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실존(實存)'은 또한 끊임없는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다. 선택은 당연히 인간을 본질적으로 불안하게 만든다. 나의 선택이 옳은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의 실존은 다른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이때 이 관계 역시 불안하다. 왜냐하면 상대방 역시 끊임없이 선택하며 자신의 실존적 삶을 사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계'는 불안하다.
사르트르는 '타자는 나의 지옥'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인간 관계는 내 실존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인간 관계에서 많은 고민을 안고 있는 청소녀 딸 아이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그 지옥을 내가 경험한다. 하지만 그게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이란 걸 서서히 깨달아가면서 '선택'의 폭을 넓혀가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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