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자연을 본떠 만든 많은 것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과 동일하지 않다. 하늘을 나는 새를 보고 비행기를 만들어낸 우리의 조상들 덕분에 우린 대양을 횡단하며 대륙간 이동도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가끔씩 비행기는 추락한다. 예기치 못한 날씨 상황에 잘못 대응한 탓에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 새들도 폭풍 때문에 추락할까. 아마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 열악한 날씨 조건에서 몸을 피할 수 있는 본능적이고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니까. 하지만 새를 닮은 거대한 비행기는 그런 자연 본능을 갖고 있지 않다. 그 거대한 몸을 조종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고, 인간은 새가 아니다.
까치 둥지는 높은 나무 꼭대기에 지어져 있지만 비바람에 끄떡없이 버틴다고 한다. 둥지가 헐겁고 가벼워서 비바람에 저항하지 않고 나무와 함께 흔들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연을 거스리지 않고 자연을 따라가는 것, 그것은 자연의 힘이다.
일본 원전이 지진과 쓰나미에 의해 파괴되고 원자력 방사능의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인간이 만들어낸 원전이 자연의 힘 앞에서 꼼짝없이 당한 셈이다. 강력한 에너지원이 되는 원자력 발전소는 자연을 거스르는 인간의 도전이었다. 그리고 그 도전의 결과는 재앙이다. 자연을 따르는 에너지원의 개발이 그만큼 더 절실해지는 때다. 태양과 바람을 이용한 자연에너지의 길, 그 길이 자연의 힘을 십분 이용할 수 있는, 그러면서 자연에 거스르지 않는, 재앙을 막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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