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딸아이가 동성애자를 소재로 한 미드를 봤다고 한다. 친구가 소개해 줘서 같이 보기도 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꽤 인기리에 방영되었고, 한국에서도 블로그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내려 볼 수 있고,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고. 딸과 친구는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들에 반해서, 성적 호기심이 발동해서 봤을 수도 있다. 한국의 아이돌 가수 그룹에 대한 팬픽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워낙 널리 퍼져 있고, 팬픽의 내용은 주로 동성애를 다루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소녀 시대를 좋아하는 딸 아이와 빅뱅을 좋아하는 딸 친구는 팬픽에서 레즈비언식의, 게이식의 동성애 연애를 픽션으로 접했을 테니까. 이런 저런 얘길 나누다 우연히 나온 동성애 이슈, 요즘 아이들은 다양한 형태의 문화적 세태를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한다. 그러면서 동성애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관습적, 도덕적 굴레에서 자유로운 아이들은 성에 대해서도 상당히 개방적이다. 왜 동성애자를 차별하는지 순진하게 묻는다.
마침 한겨레 신문에 영화감독 김조광수가 쓴 "게이가 총 들면 국민 실격?"이라는 칼럼이 실렸다. 딸 아이와 함께 읽고 얘길 나눴다. 칼럼을 통해 동성 간의 성적 관계를 '계간'(닭들이 하는 짓)이란 말로 비하하는 것도, "계간 기타 추행을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는 군형법 제92조가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칼럼은 헌법 11조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조항으로 마무리했다. 딸 아이는 필자의 논지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동성애자는 차별받아서는 안된다면서.
인터넷의 확산으로 수위 높은 드라마도 자유롭게 접하게 되는 요즘 아이들, 약간은 염려되지만 그래도 사고를 넓히고 개방적이 되는 잇점도 있는 것 같다. 수위 조절만 잘 되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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