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7일 목요일

가을빛 아래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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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에서 풍속화 대전이 열렸다. 구청에서 개최한 조선미술사 강의에 간송미술관 연구위원인 백인산 씨가 한국 미술의 여러 면모를 인상깊게 들려주어서, 이번 가을 전시회에 꼭 가보기로 마음먹었었다.
일찌감치 집을 나서 개장 시간 2분 지나 도착했는데 이미 줄이 길게 서 있었다. 한 시간 정도, 천천히 이동하면서 미술관 정원 안으로 쏟아지는 가을 햇살에 마음을 활짝 널어 말렸다. 기다림의 지루함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옛 시간이 멈춘 이 공간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입장객 수를 조절하면서 몇 명씩 나눠서 들여보내도 전시장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 이층에서 시작해 일층으로 내려오는 순서에 따라 계단을 올랐다. 대리석 계단과 오래된 건물의 아치를 느끼면서 전시장에 들어섰다. 사진으로만 알고 있던 크고 작은 진품의 풍속화들이 몇 백 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안고 내 앞에 놓여 있었다. 그 시간들과 함께 공존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조금 벅찼다.

이제 나이를 먹을수록 옛 것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것들이 내 삶의 역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묻게 된다.

자신을 그려 넣은 김홍도의 그림들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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