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부활>을 읽다가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접했다.
작가는 인간이란 선인, 악인으로 구분될 수 없고, 현인, 어리석은 사람, 근면한 사람 등, 하나의 성격으로 규정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면서 '인간을 흐르는 강물'에 비유한다.
"인간이란 흐르는 강물과 같다. 물은 어느 강에서든 흐른다는 데는 변함이 없으나 강 하나만 생각해 보더라도 어느 지점은 좁고 물살이 빠른 반면, 넓고 물살이 느린 곳도 있다. 또 여기서는 맑기도 저기서는 탁하기도 하고, 차기도 따스하기도 하다. 인간도 이와 마찬가지다. 누구나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성격의 온갖 요소를 조금씩은 가지고 있어 어느 경우 그중의 하나가 돌출하면 똑같은 한 사람이라고 해도 평소의 그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일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사람에 따라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민음사, 342쪽)
인간의 정체성이 아주 복합적이라는 말을 이렇게 시적으로 표현해 놓았다. 정체성이란 한 인간의 다중 역할과 성격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외부적 환경에 다양하게 반응을 보이게 된다. 아이들에게 다정한 엄마이다가도 한번씩 버럭 화를 낼 때 '화내는 성질'이 돌출되는데, 톨스토이의 이 말은 그게 보통이라는 위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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