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에 친구랑 2박3일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 말로만 듣던 제주 올레길을 걸었다.
이틀간 7코스와 10코스를 매번 7시간 이상 걸었다. 따뜻한 가을 햇살과 시원한 바람 속에 다리는 뻣뻣해지고 발가락은 아팠다.
바다와 산을 바라보며 깊이와 높이에 대해, 내가 지나온 여정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여전히 길은 미래로 열려 있었다.
나이를 이렇게나 먹고서도 자신을 찾아나선 내가 안쓰럽다.
하지만 어쩌면 그게 삶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종점에 도착하기 전까지 우린 계속해서 걸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길에서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봐야 하겠지. 내가 길을 제대로 들어섰는지, 조금 쉬어가야 할지, 누구에게 말을 걸지, 위험한 길은 피해가야 할지, 모험을 감행해야 할지. . .
여행 중에 내 마음 속에 찍어 놓은 풍광들이 한동안 산소처럼 내 삶에 활력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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