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8일 화요일

마암분교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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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자전거 여행>에는 마암분교 아이들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김용택 시인이 근무하는 임실군 마암면에 있는 시골 학교다.

작가는 그곳에서 얼마간 머물면서 아이들과 친해졌는지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얘기를 풀어놓는다. 몇 명 안되는 작은 분교의 아이들이 어떻게 서로 돕고, 공부하고, 노는지. 그러면서 이렇게 적었다.


"마암분교 아이들 머리 뒤통수 가마에서는 햇볕 냄새가 난다. 흙향기도 난다. 아이들은 햇볕 속에서 놀고 햇볕 속에서 자란다. 이 아이들을 끌어안아보면, 아이들의 팔다리에 힘이 가득 차 있고 아이들의 머리카락 속에서는 고소하고 비릿한 냄새가 난다. 이 아이들은 억지로 키우는 아이들이 아니다. 이 아이들은 저절로 자라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나무와 꽃과 계절과 함께, 저절로 큰다." (261쪽)


아이들 키우는 일이 쉽지 않은 건 도회 사람들의 문제인 것 처럼 보인다. 그냥 크도록 놔두지 못하고 재촉하고, 이끌고, 통제하고, 부모의 불안함 마음이 애들을 그냥 내버려두지 못한다.

하지만 애들은 살아 있는 유기체다. 스스로 환경에 적응하면서, 어떻게든 살아나갈 수 있다. 물론 부모는 안전한 테두리가 되어주어야 한다. 언제라도 의존할 수 있는 따뜻한 품이 되어주어야 한다. 하지만 나머지는 그냥 내버려두는 게 좋다. 그래야 애들은 자연스럽게 자랄 수 있다. 애들은 부모가 걱정하는 것 만큼 불안한 존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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