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7일 수요일

헤테로토피아적 상상력

조선일보에 남진우 평론가와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최근에 두 권의 평론집 <나사로의 시학>와 <폐허에서 꿈꾸다>를 12년 만에 냈다고 한다. 각각 시와 소설 비평집이다.

함께 실린 사진 속 풍경, 이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선 그의 옆 아래 위가 온통 책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책장 풍경. 그렇다. 작가 신경숙 씨의 남편이다. 위층은 남진우 씨의 책, 아래는 신경숙 작가의 책이 꽂혀 있다고. 16단 붙박이 책장이 빼꼭하게 성벽을 이루고 있다.

인터뷰에서 남진우 씨는 문학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문학은 사회를 바라보는 인간 시각을 변화시키는 거다. 이 관점에서 문학을 능가하는 예술이 있나. 그런 점에서 문학이 가진 힘은 쇠퇴하지 않았다."

여전히 문학의 힘을 믿는 그는 문학의 죽음, 위기에 대해 떠들기 전에 제대로 된 작품을 쓰라고 꼬집는다. 그러면서 쑤퉁의 <나, 제왕의 생애>를 꼽았다. 이문열의 <황제를 위하여>를 넘어서는 작가가 있다면 그를 욕하라고도 말한다. 둘 다 읽어보지 못했는데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다.

그가 새 비평집에서 제안하는 것은 '헤테로토피아적 상상력'이라고 한다. 작가 보르헤스가 창안했고, 학자 푸코가 논리화한 개념이라고 소개한다. "이 세상은 단일한 세계가 하나 있고 그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해석이 있는 게 아니라, 원래 다양한 세계가 있고 다양한 해석이 병렬 교차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이러한 상상력을 구현하는 작가로  김영하, 김연수, 박민규, 김애란을 언급한다.
모두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다. 그렇다면 남진우의 평론집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그가 키워드로 잡아낸 '헤테로토피아적 상상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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