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쇤부르크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열린책들, 2006, 김인순 역)을 읽었다. 우연히 알게 된 책인데 제목에 끌렸고, 가까운 구립 도서관에 책이 없어서 멀리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빌려와 읽은 책이다. 다행이도 책의 내용은 충분히 보상이 되었다.
잘나가던 언론인이었던 저자는 경제 불황의 여파로 직장을 잃는다. 이제껏 누려오던 풍요를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된 그는 '독일인 답게' 자신의 상황에 대해 성찰하게 되고, 그 결과물이 책으로 나온 것이다. 우리가 누리고자 하는 풍요로움이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인지, 그것이 우릴 행복하게 만드는지를 묻고, 그게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우아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역사를 종횡하고 지금의 독일사회를 분석하고,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었다.
특히 그가 인간의 욕망에 대해 언급하면서 토크빌을 인용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프랑스 학자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1805-1859)은 미국을 여행하고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책을 쓴 걸로 유명하다. 그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경험하면서 평등한 사회가 인간에게 이롭기만 할까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건, 이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무한한 가능성이 주어졌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모두가 최고를 지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계급사회에서 인간은 자신이 성취할 수 있는 것에 있어서 제약이 따랐고 따라서 그 안에 안주하고 그 안에서 만족을 느꼈을 텐데 이제 모두가 능력과 상관 없이 최고를 지향하기 때문에 불행은 시작된다는 식이다.
토크빌의 글을 인용해 보자.
"출생과 소유의 모든 특권이 폐지되고 누구나 모든 직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되면 (...) 사람들은 마음 놓고 무한히 야심을 펼칠 수 있는 듯 보인다. 그리고 자신들이 위대한 것을 이루라는 소명을 타고났다고 즐겨 상상한다. 그러나 그것은 날마다 경험을 통해 수정되는 잘못된 생각이다. (...) 불평등이 일반적으로 사회를 지배하는 법칙인 경우에, 극심한 불평등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대체로 모든 것이 평등한 경우에는, 아주 미미한 차이도 마음을 상하게 한다. (...) 이것은 민주주의의 주민들이 풍요 한가운데서 기이하게도 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이다. (...) 나는 부자들이 누리는 것을 희망과 부러움의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는 가난한 시민을 미국에서 단 한 명도 만나 보지 못했다." (위의 책 189쪽에서 재인용)
토크빌의 생각을 읽으면서 우리의 교육 현실이 연상되는 건 왜일까? 아이들의 재능과 흥미는 뒷전으로 하고 그저 남들을 좇아 명문대를 지향하는, 그래서 애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많은 부모들,
진정 평등한 사회는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삶을 누리며 똑같이 인격적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아닐까.
잘나가던 언론인이었던 저자는 경제 불황의 여파로 직장을 잃는다. 이제껏 누려오던 풍요를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된 그는 '독일인 답게' 자신의 상황에 대해 성찰하게 되고, 그 결과물이 책으로 나온 것이다. 우리가 누리고자 하는 풍요로움이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인지, 그것이 우릴 행복하게 만드는지를 묻고, 그게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우아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역사를 종횡하고 지금의 독일사회를 분석하고,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었다.
특히 그가 인간의 욕망에 대해 언급하면서 토크빌을 인용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프랑스 학자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1805-1859)은 미국을 여행하고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책을 쓴 걸로 유명하다. 그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경험하면서 평등한 사회가 인간에게 이롭기만 할까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건, 이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무한한 가능성이 주어졌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모두가 최고를 지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계급사회에서 인간은 자신이 성취할 수 있는 것에 있어서 제약이 따랐고 따라서 그 안에 안주하고 그 안에서 만족을 느꼈을 텐데 이제 모두가 능력과 상관 없이 최고를 지향하기 때문에 불행은 시작된다는 식이다.
토크빌의 글을 인용해 보자.
"출생과 소유의 모든 특권이 폐지되고 누구나 모든 직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되면 (...) 사람들은 마음 놓고 무한히 야심을 펼칠 수 있는 듯 보인다. 그리고 자신들이 위대한 것을 이루라는 소명을 타고났다고 즐겨 상상한다. 그러나 그것은 날마다 경험을 통해 수정되는 잘못된 생각이다. (...) 불평등이 일반적으로 사회를 지배하는 법칙인 경우에, 극심한 불평등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대체로 모든 것이 평등한 경우에는, 아주 미미한 차이도 마음을 상하게 한다. (...) 이것은 민주주의의 주민들이 풍요 한가운데서 기이하게도 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이다. (...) 나는 부자들이 누리는 것을 희망과 부러움의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는 가난한 시민을 미국에서 단 한 명도 만나 보지 못했다." (위의 책 189쪽에서 재인용)
토크빌의 생각을 읽으면서 우리의 교육 현실이 연상되는 건 왜일까? 아이들의 재능과 흥미는 뒷전으로 하고 그저 남들을 좇아 명문대를 지향하는, 그래서 애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많은 부모들,
진정 평등한 사회는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삶을 누리며 똑같이 인격적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