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의 오은영 박사가 쓴 <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라는 책에서 저자는 무관심한 아빠의 심리를 분석해보면 그 기저에 역시 불안이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엄마의 불안이 모성의 무한한 보살핌 본능에서 비롯된 거라면 아빠의 무관심은 불안한 주제를 다루고 싶지 않은 마음, 즉 불안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리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그 불안의 본질은 '고집', '회피', '불신', 그리고 '경계심'이라고 진단한다.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을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고집,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회피하려는 경향, 따라서 쉽게 남을 인정하지 못하는 불신의 마음과 경계심이 그것이다.
저자는 불안의 원인이 한국 사회가 전통적으로 가부장 사회였고 40-50대의 아빠는 여전히 그 전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장'은 집안의 우두머리로 집안의 일을 책임져야 하고 따라서 모든 것을 자신의 통제 안에 두려고 한다. 그만큼 집안이 어떻게 운영되느냐는 자신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쉽게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낙관적으로 보려는 경향을 띤다. 무관심은 이러한 불안을 가장한 하나의 장치인 것이다.
이 책은 엄마와 아빠가 아이의 문제를 두고 갈등하는 경우를 구체적인 사례들을 나열하면서 분석하고 그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를 조언하고 있다. 3-15세 아이를 둔 부모의 필독서라 소개되고 있는데 실제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2011년 6월 24일 금요일
2011년 6월 23일 목요일
이슬람 정육점
한국 사회에서 낯선 얼굴의 이방인을 만나는 건 이제 어렵지 않다.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산업 연수원의 자격으로, 또는 국제 결혼을 통해서 한국에 오게 된 이들은 이제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뉴스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 침해가 거론되기도 하고, 결혼 이주를 통한 다문화 가족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2010년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간된 손홍규의 <이슬람 정육점>은 이방인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모습을 엿보게 한다. 한국 전쟁에 참전했다가 한국 땅에 눌러 앉아 살게 된 터어키인 하산은 소설의 주인공인 '나'를 입양한다. 이태원의 이슬람 성전 주위에 주거하며 정육점을 운영하는 하산은 "내가 알기로는 정육점에서 난도질하는 유일한 무슬림"이다. 소설은 화자인 "나"의 시점에서 회상의 형태를 띠고 과거를 기억하는 식으로 서술된다. '나'는 자신의 출생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이 고아원을 전전하다가 중학교 때쯤 하산에게 입양되는데, 그와 함께 살게 되면서 이웃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얘기가 우울하고도 재미나게 전개된다. 역시 한국 전쟁에 참여하고 한국에 남아 살게 된 그리스인 야모스, 식당을 운영하는 가이아 여신을 닮은 안나 아주머니, 말더듬이 김유정, 등등.
소설은 삶의 주변부 인생들과 그들의 인간 관계를 조명하면서 미래 한국 사회의 구성원과 그들의 관계에 대해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혈연 공동체인 한국 사회가 낯선 이방인들의 유입으로 더 이상 순혈주의를 외치는 것이 의미 없음을, 인간의 관계는 피보다 사랑으로 서로 연결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낯선 이방인에게 입양된 '나'는 소설 후반부에 가서 죽어가는 하산을 '아버지'로 받아들인다. 이렇게 해서 그의 "몸에는 의붓아버지의 피가 흐"르게 되는 것이다.(소설은 "내 몸에는 의붓아버지의 피가 흐른다"로 시작된다)
혈연을 넘어서는, 사랑을 통한 새로운 공동체의 비전을 보여준다고 할까.
2010년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간된 손홍규의 <이슬람 정육점>은 이방인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모습을 엿보게 한다. 한국 전쟁에 참전했다가 한국 땅에 눌러 앉아 살게 된 터어키인 하산은 소설의 주인공인 '나'를 입양한다. 이태원의 이슬람 성전 주위에 주거하며 정육점을 운영하는 하산은 "내가 알기로는 정육점에서 난도질하는 유일한 무슬림"이다. 소설은 화자인 "나"의 시점에서 회상의 형태를 띠고 과거를 기억하는 식으로 서술된다. '나'는 자신의 출생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이 고아원을 전전하다가 중학교 때쯤 하산에게 입양되는데, 그와 함께 살게 되면서 이웃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얘기가 우울하고도 재미나게 전개된다. 역시 한국 전쟁에 참여하고 한국에 남아 살게 된 그리스인 야모스, 식당을 운영하는 가이아 여신을 닮은 안나 아주머니, 말더듬이 김유정, 등등.
소설은 삶의 주변부 인생들과 그들의 인간 관계를 조명하면서 미래 한국 사회의 구성원과 그들의 관계에 대해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혈연 공동체인 한국 사회가 낯선 이방인들의 유입으로 더 이상 순혈주의를 외치는 것이 의미 없음을, 인간의 관계는 피보다 사랑으로 서로 연결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낯선 이방인에게 입양된 '나'는 소설 후반부에 가서 죽어가는 하산을 '아버지'로 받아들인다. 이렇게 해서 그의 "몸에는 의붓아버지의 피가 흐"르게 되는 것이다.(소설은 "내 몸에는 의붓아버지의 피가 흐른다"로 시작된다)
혈연을 넘어서는, 사랑을 통한 새로운 공동체의 비전을 보여준다고 할까.
2011년 6월 22일 수요일
진짜 공부
이창준의 <진짜 공부는 서른에 시작된다>를 읽었다. 이 책의 부제는 Authentic Learning. '생존'을 넘어 '성장'을 부르는 내 인생 공부 혁명이다.
경영학 박사이며 리더십 개발 전문가인 저자가 직장인 대상으로 쓴 일종의 자기 계발서다. 하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 한국의 교육문제에서 출발해 그것이 사회, 정치, 그리고 삶 전반에 미치는 파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처방전을 내놓고 있다. 그의 처방전은 한 마디로 오센틱 러닝(Authentic Learning)이다.
대학 입학을 위한 공부, 취업을 위한 공부, 승진을 위한 공부, 성공을 위한 공부 등 외부적 동기에 의해 이루어지는 공부는 진정한 공부가 아니라 '거짓 학습'이다. 이 '거짓 학습'의 주범은 우리 사회의 경쟁구조와 결과와 성과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태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학습을 통해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고 삶의 진정한 가치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성장이 없는 삶은 생명력이 없다. 그래서 잘못된 학습을 강요받은 사람들이 죽음을 선택하기도 한다.
심리학, 경영학 등 다양한 이론의 틀을 빌려 명쾌하게 문제를 개념화하고 오센틱 러너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직장인 뿐 아니라, 학부모, 교육자, 누구라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많다. 단지 얻는 게 아니라 삶의 변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경영학 박사이며 리더십 개발 전문가인 저자가 직장인 대상으로 쓴 일종의 자기 계발서다. 하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 한국의 교육문제에서 출발해 그것이 사회, 정치, 그리고 삶 전반에 미치는 파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처방전을 내놓고 있다. 그의 처방전은 한 마디로 오센틱 러닝(Authentic Learning)이다.
대학 입학을 위한 공부, 취업을 위한 공부, 승진을 위한 공부, 성공을 위한 공부 등 외부적 동기에 의해 이루어지는 공부는 진정한 공부가 아니라 '거짓 학습'이다. 이 '거짓 학습'의 주범은 우리 사회의 경쟁구조와 결과와 성과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태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학습을 통해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고 삶의 진정한 가치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성장이 없는 삶은 생명력이 없다. 그래서 잘못된 학습을 강요받은 사람들이 죽음을 선택하기도 한다.
심리학, 경영학 등 다양한 이론의 틀을 빌려 명쾌하게 문제를 개념화하고 오센틱 러너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직장인 뿐 아니라, 학부모, 교육자, 누구라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많다. 단지 얻는 게 아니라 삶의 변혁이 일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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