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일 화요일

2013년 새해를 맞으며

새해 첫 날도 벌써 다 지나가고 있다.
올해는 블로그를 좀 더 열심히 쓰자고 결심해본다. 가능하면 매일 들러서 뭔가 흔적을 남겨야지 마음을 먹는다.

올해는 시를 좀 더 읽게 될 것 같다. 작은 글쓰기 모임에서 격주간 모일 때마다 시 한편씩을 외워 오기로 했다.

신문에서 우연히 발견한 김승희 시인의 <가슴>이란 시를 옮겨본다.

가슴

세상에서 말 한마디 가져가라고
그 말을 고르라고 한다면
'가슴'이라고 고르겠어요.
평생을 가슴으로 살았어요.
가슴이 아팠어요.
가슴이 부풀었어요.
가슴으로 몇 아이 먹였어요.
가슴으로 산 사람
가슴이란 말 가져가요.
그러면 다른 오는 사람
가슴이란 말 들고 와야겠네요.
한 가슴이 가고 또 한 가슴이 오면
세상은 나날이 그렇게 새로운 가슴
에요.
새로운 가슴으로 호흡하고 맥박 쳐요.

'가슴'이란 말이 이렇게 자주 사용되는 시를 읽다보니 이 단어가 갑자기 낯설게 다가온다. '가슴'과 '마음'의 차이는 뭘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여기서 모든 가슴이 마음으로 대체될 순 없는 걸 보면 분명 차이가 있다. 사전을 찾아보니 마음은 가슴의 의미 중 하나에 속한다. 그렇다면 '가슴'이 좀 더 포괄적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구체적이기도 하다. 실제 우리 몸의 일부를 가리키기도 하니까.

어쩌면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건 머리보다 가슴이 아닌가 싶다. 인간관계에서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 건 머리를 통해서보다 가슴을 통해서다. 서로를 사랑하고 증오하고, 이해하는 것도 다 가슴을 통해서 일어나는 일이고. 그러니 가슴으로 사는 삶이란 삶의 정수를 사는 거라고 할 수 있겠다.

2013년 새해엔 따뜻한 가슴, 뜨거운 가슴, 넓은 가슴으로 살 수 있기 바란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